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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플래시 시장 재편 나선 키옥시아, 삼성·SK하이닉스에 정면 도전

일본 키옥시아가 세계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 1위 탈환을 공식 선언했다. 현재 삼성전자(29%)와 SK하이닉스(18%)에 밀려 3위(14%)에 있는 키옥시아는 AI 시대의 메모리 수요 증가를 기회 삼아 신제품 개발과 대규모 생산 능력 확충에 나서고 있다.

낸드플래시 시장 재편 나선 키옥시아, 삼성·SK하이닉스에 정면 도전
AI를 활용해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일본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가 세계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의 1위 탈환을 공식 선언하며 한국 기업들과의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올해 초 신임 사장으로 취임한 오타 히로오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우리는 낸드플래시메모리의 발명자이지만 현재는 1위가 아니다"며 "몇 년이 걸릴지는 모르지만 반드시 1위 자리를 되찾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AI 시대의 메모리 수요 급증을 기회 삼아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업계에서는 일본 반도체 업계의 대반격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의 판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다. 최신 통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29%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18%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키옥시아는 14%의 점유율로 3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키옥시아는 현재의 시장 상황을 도전의 기회로 보고 있다. AI 산업의 확산으로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에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AI 연산의 핵심 요소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보완하는 낸드플래시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어, 키옥시아는 이를 자신의 강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키옥시아의 경쟁력 강화 전략은 기술 혁신에 집중되어 있다. 회사가 최근 개발한 10세대 낸드플래시 신제품은 초당 처리 성능이 4.8기가비트로 이전 세대 제품 대비 30% 향상되었으며, 전력 효율도 동일하게 30% 개선되었다. 이는 저전력과 대용량을 동시에 추구하는 현대적 요구에 부응한 결과다. 특히 주목할 점은 키옥시아가 보유한 3D 낸드플래시 제조 기술인 'CBA'의 활용이다. 이 기술은 메모리 셀과 제어 회로(CMOS)를 각각의 웨이퍼에 제작한 후 하나로 결합하는 방식으로, 반도체의 처리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핵심 기술이다. 키옥시아는 이러한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의 경쟁에서 차별화된 위치를 확보하려 하고 있다.

키옥시아의 생산 능력 확대 계획도 주목할 만하다. 신제품은 내년부터 이와테현 기타카미공장의 제2제조동에서 양산될 예정이며, 이 공장이 가동되면 기타카미공장의 전체 생산 능력이 기존 대비 2배로 증가하게 된다. 이는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로, 키옥시아가 1위 탈환을 위해 얼마나 진지하게 준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대규모 설비 투자를 통해 생산 능력을 확보하는 것은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서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투자 결정은 오타 사장의 강한 리더십과 실행력을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타 사장은 기술자 출신이지만 마케팅과 고객 지원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현장형 리더로 알려져 있다. 이는 연구개발 중심이었던 전임 경영진과는 다른 방향성을 제시한다. 주주총회에서 "나만의 방식으로 회사를 더욱 강하게 만들겠다"는 그의 발언은 시장 중심의 실리적 경영 철학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주주들도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 같은 장기 비전을 보여달라"는 요구에 오타 사장이 제시한 '메모리 세계 1위 탈환'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지지 않겠다는 강한 메시지"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키옥시아가 1위 탈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여러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자본력의 격차다. 키옥시아의 기업가치는 일본 반도체 업계 최고 수준이지만, 여전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약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와 설비 투자에서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엔비디아 등 AI 핵심 고객사 확보, 차세대 메모리 기술 개발, 지속적인 대규모 설비투자 등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도 도전 과제다. 업계 전문가들은 키옥시아가 이러한 다층적 과제를 극복할 수 있을지가 1위 탈환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메모리 시장이 급성장하는 현 시점에서 키옥시아의 본격적인 반격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