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응원 위해 펍 영업시간 5시까지 연장한 영국 정부
잉글랜드가 월드컵 16강에서 멕시코를 3-2로 격파하자, 영국 정부는 펍 영업시간을 오전 5시까지 연장하는 파격적인 조치를 취했다. 스타머 총리는 직접 소셜미디어로 응원하며 국민과의 감정적 소통을 시도했고, 이는 정치적 유산 구축의 차원에서도 해석되고 있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잉글랜드가 멕시코를 3-2로 격파하고 8강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영국 정부의 파격적인 정책 결정이 주목을 받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경기 당일인 현지시간 6일 잉글랜드와 웨일즈 지역 펍의 영업시간 제한을 완화해 축구 팬들이 새벽까지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는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 지원을 넘어 정부 차원의 국민 화합과 여론 관리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영국 전역을 축제 분위기로 물들였다.
경기는 멕시코시티에서 원래 영국 시간 오전 1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강한 비와 낙뢰 등 악천후로 약 1시간 지연되어 오전 2시에 킥오프했다. B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경기가 연장전 없이 오전 4시를 넘어 잉글랜드의 승리로 마무리되었는데, 스타머 정부의 펍 영업시간 완화 조치로 인해 잉글랜드 지역의 펍들은 동이 트기 직전까지 경기를 관람하는 축구 팬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통상적으로 영국의 펍은 영업시간이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는데, 이번 월드컵 16강전을 위해 정부가 특별히 오전 5시까지 영업을 허용한 것은 국가적 스포츠 이벤트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스타머 총리는 경기 개시 전 소셜미디어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잉글랜드 대표팀을 응원했다. 총리 관저인 다우닝가 10번지를 배경으로 촬영된 이 영상에는 2026 월드컵 공인구인 트리온다가 관저 곳곳을 누비는 가운데, 총리실의 수석 쥐잡이 고양이로 유명한 래리가 축구공을 응시하는 장면이 담겼다. 또한 스타머는 발로 축구공을 다루며 선수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러한 개인적 응원 활동은 국가 지도자로서의 위상을 유지하면서도 국민들과의 감정적 소통을 시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새벽 경기의 영향은 영국 사회 전반에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잉글랜드 주민들 대다수가 경기 관람으로 인해 수면 부족을 겪었으며, 펍에서 음주한 성인들이 많아 다음 날 일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BBC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학교는 학생들이 평소보다 늦게 등교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많은 직장들도 피곤한 직원과 지각자의 증가에 대비했다. 이는 스포츠 이벤트가 국민의 일상과 경제 활동에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편 스타머의 이번 정책 결정을 둘러싸고 정치적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집권 노동당의 지방선거 참패 등의 책임을 지고 오는 9월 이전에 사퇴할 뜻을 밝힌 상태인데, 일부에서는 이번 펍 영업시간 완화를 "곧 물러날 총리가 마지막으로 잉글랜드 축구 팬들에게 안긴 커다란 선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정책 결정이 단순한 스포츠 지원을 넘어 국민 여론 관리와 정치적 유산 구축의 차원에서도 고려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편 개최국 멕시코는 2-3으로 잉글랜드에 패배하며 8강 진출이 좌절되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경기 종료 직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때로는 이기고 때로는 배운다"며 선수들을 격려했으며, "중요한 것은 계속해서 자랑스럽게 멕시코를 대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국가 대표팀 젊은이들의 성취는 멕시코인들 마음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며 "우리는 월드컵 주최국으로서 멕시코가 세계 최고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덧붙여 패배에도 불구하고 국가적 자긍심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