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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사관의 증거인멸 적발…'가족 감싸기' 의혹 확산

현직 경찰관 아들 장윤기의 살인사건 수사에서 담당 경찰관이 직접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적발되면서 경찰 수사의 공정성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 광주경찰청은 22명 규모 전담팀을 구성해 증거인멸 혐의와 함께 피의자 가족과 수사팀 간 유착 의혹을 조사하고 있으며, 검찰도 직접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현직 경찰관의 아들이 저지른 살인사건을 둘러싸고 경찰 수사의 공정성 자체가 심각하게 훼손된 것으로 드러났다. 피의자 가족에 대한 수사 편의 제공을 넘어 담당 경찰관이 직접 범죄 증거를 인멸한 정황까지 확인되면서 경찰 수사 신뢰도가 바닥을 치고 있다. 광주경찰청이 지난 5월 5일 체포된 장윤기(23) 사건의 담당 수사팀 A 경감을 긴급체포하고 증거인멸 혐의로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검찰도 장윤기의 아버지와 수사팀 간 유착 여부를 직접 수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상황이다. 이번 사건은 경찰 조직 전체의 신뢰성을 크게 훼손한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광주경찰청 감찰 과정에서 드러난 증거인멸 정황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A 경감은 범행에 사용된 SUV 차량 내에 있던 증거물을 직접 없앤 혐의를 받고 있으며, 현재 '리얼돌 폐기', '휴대전화 소각' 등의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 특히 검찰의 보완수사 과정에서 파악된 이들 혐의는 경찰 수사 당시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A 경감을 긴급체포해 증거인멸의 경위와 동기를 집중 조사하고 있으며, 장윤기의 아버지와 A 경감 사이의 관계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현재까지 두 사람의 직접적인 관계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수사 과정에서 일어난 일련의 의혹 있는 조치들이 조직적 문제였는지 개인의 일탈인지가 향후 수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논란의 정황들은 매우 광범위하다. 장윤기의 왜곡된 성 의식을 보여주는 핵심 증거로 평가받았던 리얼돌은 경찰이 DNA 감식과 사진 촬영을 마친 후 실물을 보존하지 않았고, 체포 사흘 만에 장윤기의 아버지가 모두 폐기했다. 범행에 사용된 SUV 차량도 피해자의 혈흔과 장윤기의 지문 등 정밀 감식을 마친 후 사건 발생 하루 만에 가족에게 인계됐는데, 이후 검찰이 차량 트렁크에 숨겨진 블랙박스 SD카드를 뒤늦게 확보했다. 해당 메모리에는 범행 직전 장윤기의 행적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이 인계된 후 약 보름 동안 장윤기의 아버지가 직접 운행했다는 점도 증거 훼손의 가능성을 높인다. 이 외에도 장윤기의 아버지가 아들의 자취방 주소와 출입 비밀번호를 경찰로부터 전달받았으며, 경찰은 압수수색 대신 관련 정보를 가족에게 제공했다.

수사 과정에서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경찰은 장윤기 본가를 압수수색하지 않았고, 장윤기가 사용했던 휴대전화 여러 대는 아버지에 의해 소각된 것으로 검찰 보완수사에서 확인됐다. 조사 기간 중 경찰은 장윤기와 아버지의 통화를 모두 10차례 연결해줬으며, 담당 수사 관계자도 장윤기 아버지와 수십 차례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를 묵비권을 행사하는 피의자를 설득하기 위한 통상적인 수사기법이며 구속 절차 안내 등 일반적인 업무 범위라고 해명했지만, 관련 내용은 수사기록에 남기지 않았다. 그동안 경찰은 리얼돌 폐기와 차량 반환 등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통상적인 절차'라고 설명해왔지만, 담당 수사관의 증거인멸 혐의가 드러나면서 당시 수사 전반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찰 조직은 이번 사건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 의지를 표명했다. 광주경찰청은 수사과장을 팀장으로 하는 22명 규모의 전담팀을 꾸려 A 경감의 증거인멸 혐의와 함께 장윤기 아버지와 수사팀 간 유착 의혹 전반을 조사하고 있다. 피의자로 입건된 A 경감은 물론 장윤기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들도 모두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다. 홍석기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은 지난 3일 첫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건 저희가 최선을 다해서, 그리고 명운을 걸고 하겠다"고 강조했다. 검찰도 장윤기 사건 보완수사 과정에서 경찰 수사의 석연치 않은 점을 다수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장윤기 아버지와 수사팀 간 유착 여부까지 직접 수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찰 안팎에서는 이번 사건이 특정 수사관 개인의 일탈에 그칠지, 아니면 수사팀 차원의 조직적 문제였는지가 향후 수사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