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무섭노' 발언 논란, 국립국어원도 '단정 어렵다'
아이돌 원이의 '무섭노' 발언이 혐오 표현 논란으로 확산되면서 국립국어원에 '-노' 어미의 해석을 요청하는 질의가 올라왔다. 국립국어원은 경상도 방언으로 인정하면서도 다양한 학자 의견이 있어 단정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아이돌 그룹 리센느의 멤버 원이가 유튜브 채널에서 한 '무섭노'라는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면서 국립국어원까지 해석 요청을 받게 됐다. 지난달 28일 원이의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 원이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에서 담당 피디가 "여기 덜컹 소리가 났다. 뭐야 무섭노"라고 물었고, 원이는 "무섭노. 조명부터 무서운데"라고 답했다. 이 일상적인 대화가 극우 성향 커뮤니티인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에서 고(故)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라는 지적으로 논란이 불거졌다.
논란은 MBC경남의 김현지 피디가 지난 1일 X(옛 트위터)에 올린 글로 더욱 확대됐다. 김 피디는 "호평 받는 유튜브 클립 하나 봤는데 여성 아이돌과 피디가 사이좋게 '노노' 주고받고 있어 무척 속상했다"고 적으면서 해당 발언을 공식적으로 지적했다. 이를 계기로 원이의 발언이 의도적인 혐오 표현이 아닌지 하는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고, 언어 전문가들의 해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국립국어원은 이런 논란 속에서 어문 규범 관련 온라인 상담 창구인 '온라인가나다'를 통해 '-노' 어미에 대한 여러 질의를 받았다. 지난달 29일과 지난 5일에 각각 올라온 질의에서 시민들은 '-노'가 경상도 지역의 자연스러운 방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경북 북부 출신이라고 소개한 40대 작성자는 "무섭노, 잘했노, 직이노, 멋있노 등의 -노 어미 체를 아주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사용해왔고 실제 타 지역 경상도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사용한 용례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국립국어원의 답변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원문에 따르면 국립국어원은 "우리말샘에서는 '-노'를 '경상도 지역의 방언으로서 의문사가 있는 의문문에서 용언의 어간이나 -으시-, -었-, -겠- 뒤에 붙어 의문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라고 뜻풀이하고 있다"면서도 "문의하신 '-노'의 쓰임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학자에 따라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어 온라인가나다에서 단정하여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는 국립국어원도 해당 표현의 성격을 명확하게 규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논란의 핵심은 같은 표현이 지역에 따라 또는 맥락에 따라 어떻게 인식되는가의 문제다. 경상도 지역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상 방언이지만, 다른 지역 사람들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특정한 혐오 의도를 담은 표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한 질의자는 "같은 경상도지만 이런 용법을 어색해 하는 사람들도 있고, 아예 다른 지역 사람들의 경우에는 이런 표현을 최근 일종의 혐오성 '-노' 체의 사용이다, 혹은 변질되고 잘못된 사투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인식의 차이가 현재의 논란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으며, 언어 사용에 있어 지역성과 맥락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부각시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