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칩 스타트업 베일 벗다, 美 규제 우회 3D 적층 기술 주력
중국의 AI칩 스타트업 둥팡 수안신이 공식 무대에 나섰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3D 적층 기술에 집중하는 중국 기업들의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의 인공지능 칩 스타트업이 공식 무대에 나섰다. 업계 베테랑 웨이 샤오쥔이 이끄는 둥팡 수안신(Dongfang Suanxin)은 최근 기업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 계정을 개설하며 '은둔 모드'를 벗고 중국의 AI 컴퓨팅 칩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등장했다. 웨이는 중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을 겸하고 있어 업계에서의 입지가 상당하다. 이번 공식 출범은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에 대응하기 위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둥팡 수안신이 주목하는 핵심 기술은 3D 적층(3D stacking)이다. 이는 반도체 칩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성능을 높이는 방식으로, 화웨이 같은 대형 기업들도 이미 이 기술에 베팅하고 있다. 미국이 고급 반도체 설계와 제조 기술의 수출을 제한하면서, 중국 기업들은 기존의 수평적 칩 구조 대신 수직 구조를 활용해 성능을 개선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3D 적층 기술은 미국의 규제를 우회하면서도 AI 연산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기술을 통해 제한된 자원 범위 내에서도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 산업의 자립화를 국가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지원하고 있다. 미국의 기술 봉쇄가 강화되면서 중국 기업들은 자체 기술 개발과 혁신에 더욱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둥팡 수안신의 공식 출범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중국이 AI 칩 분야에서 독자적인 역량을 갖추려는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웨이 샤오쥔 같은 업계 지도자들이 이끄는 신생 기업들이 등장하는 것도 중국 반도체 산업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는 증거다.
미국의 반도체 규제는 2022년 이후 지속적으로 강화되어 왔다. 특히 AI 학습에 필수적인 고성능 칩의 수출을 제한하면서 중국 기업들의 AI 개발에 상당한 제약을 가했다. 이에 따라 중국 기업들은 규제 대상이 아닌 기술이나 설계 방식을 활용해 성능을 높이려는 우회 전략을 펼치고 있다. 3D 적층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 기술은 칩의 물리적 구조를 개선해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연산 능력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들의 이러한 대응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지형도를 바꿀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규제가 중국의 기술 자립을 역설적으로 촉진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둥팡 수안신을 비롯한 중국의 신생 칩 기업들이 3D 적층 같은 차세대 기술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향후 AI 칩 시장에서 미국의 독점적 지위가 약화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기술 완성도와 양산 능력 확보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과 민간 기업들의 혁신 역량이 만나면서, 글로벌 반도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