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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 품귀에 삼성 폴더블폰·애플 맥북 가격 줄줄이 인상

AI 반도체 경쟁으로 인한 메모리 칩 품귀 현상이 심화되면서 삼성전자의 갤럭시Z8, 애플의 맥북·아이패드 등 주요 전자제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D램 가격이 반년 새 80% 상승하는 등 칩플레이션 현상이 최소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칩 품귀에 삼성 폴더블폰·애플 맥북 가격 줄줄이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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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 시장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선점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스마트폰과 노트북PC 등 소비자용 전자기기의 가격 상승이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삼성전자가 이달 22일 공개하는 폴더블폰 '갤럭시Z8' 시리즈의 가격을 대폭 인상하기로 결정했으며, 업계 최강자인 애플도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을 최대 300달러 올렸다. 중국의 비보, 오포, 샤오미 등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저가 공세를 포기하고 가격 인상에 동참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현상은 단순한 개별 기업의 경영 결정이 아니라 전 산업을 흔드는 '칩플레이션'(칩+인플레이션)이라는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가격 인상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경영진은 갤럭시Z8 시리즈의 출고가 인상을 검토하며 막판 가격 전략을 조율하고 있다. 외신과 시장조사업체들은 Z폴드8과 Z플립8의 512기가바이트(GB) 제품 가격이 200~300달러(약 30만~45만원)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전작인 Z7 시리즈 대비 약 10% 안팎의 인상률이다. 업계 관계자는 "256GB 모델은 전작과 같은 1999달러(약 305만원)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512GB 이상의 고용량 제품은 AI 고도화 및 신규 모델 출시로 가격 방어가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갤럭시S26 시리즈 출시 때 3년 만에 가격을 인상했고, 4월에는 갤럭시Z폴드7과 플립7의 512GB 모델값을 각각 9만4600원 올렸다. 출시 1년 안에 가격을 올린 것은 2022년 갤럭시탭S8 시리즈 이후 약 4년 만이다.

애플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부품 협상력과 규모의 경제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해온 애플이 지난달 말 노트북PC인 맥북과 태블릿PC인 아이패드 가격을 최대 300달러 인상한 것은 칩 품귀 현상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신호다. 중국의 비보, 오포, 샤오미 같은 저가 스마트폰 제조업체들까지 제품 가격 인상에 합류했다. 이는 지난 수년간 이어진 저가 공세 기조를 포기하는 결정으로, 전 산업이 칩 가격 상승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동시에 가격을 올리는 것은 개별 기업의 이익 추구가 아니라 구조적 필연성에 따른 조치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가격 인상의 근본 원인은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수요의 급증이다. 최근 IT업계에서는 AI 고도화를 위한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면서 AI용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크게 늘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과점하는 D램 생산 능력은 그대로인데 수요만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한 칩값 인상은 소비자용 전자제품 시장에 직결된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스마트폰과 PC에 쓰이는 범용 D램인 DDR4 제품의 고정거래가격은 올 1월 11.5달러에서 6월 21달러까지 치솟았다. 반년 새 약 80% 상승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에도 D램 가격을 전 분기 대비 20%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지속적인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스럽다.

업계 전망에 따르면 칩 품귀로 인한 전자제품 가격 상승은 최소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말 D램과 낸드플래시 기반 저장장치(SSD) 가격이 연초 대비 130% 이상 오르고, PC 가격은 17%, 스마트폰 가격은 13% 상승할 것으로 관측했다. 양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수석애널리스트는 "신규 메모리 생산 능력이 늘어나는 내년 말에나 전자제품 시장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IT업계에서는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한 IT 기기 가격 상승이 올 하반기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향후 1년 이상 높은 가격대에서 전자제품을 구매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러한 칩 가격 상승의 수혜자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7일 올 2분기 잠정 실적을 공개할 예정인데, 투자정보 플랫폼 에픽AI에 따르면 반도체 사업이 주력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2분기 매출 172조6700억원, 영업이익 84조5000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0%, 1700% 이상 오를 전망이다. 이는 칩 가격 상승이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실적을 크게 개선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이 증가하는 한편, 반도체 제조사들은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구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