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월드컵 개최국들, 극한 날씨 대응 체계 구축
WHO와 FIFA가 2026년 북미 월드컵과 2030년 모로코 월드컵을 앞두고 극한 날씨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각 개최국은 지역의 기후 특성에 맞춘 맞춤형 열 건강 행동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26년 북미 월드컵과 2030년 모로코 월드컵을 앞두고 개최국들과 함께 극한 기후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캐나다, 미국, 멕시코가 공동 개최하는 2026년 대회와 모로코, 포르투갈, 스페인이 개최하는 2030년 대회는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이라는 공통의 과제를 안고 있다. WHO와 국제축구연맹(FIFA)은 스포츠 행사와 대규모 집회 행사에서 극한 날씨로 인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열 극복 이니셔티브(Beat the Heat Initiative)'를 개발했으며, 양쪽 개최국 모두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2026년 북미 월드컵이 직면한 가장 긴급한 과제는 고습도 환경에서의 열스트레스 관리다. 고습도는 인체가 땀을 통해 열을 배출하는 능력을 제한하기 때문에 건조한 환경에서의 고온보다 더욱 위험할 수 있다. 휴스턴을 포함한 미국 남부 지역의 여름 날씨는 높은 기온과 습도가 결합되어 선수와 관중 모두에게 심각한 건강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개최 도시들은 냉각 시설 확충, 음수 공급 체계 강화, 응급 의료 대응 태세 점검 등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반면 4년 뒤 모로코 월드컵이 대응해야 할 환경은 상이하다. 북아프리카 지역의 특성상 건조하고 높은 기온, 강한 햇빛이 주된 위협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WHO 대변인 타릭 야샤레비치는 2030년 대회의 초점이 냉각 구역 조성, 수분 섭취 유도, 자외선 차단에 맞춰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 개최 도시의 지리적 특성과 기후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인 대응 방안보다는 맞춤형 접근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다.
WHO는 모든 개최 도시가 독자적인 열 위험 평가(heat risk assessment)를 실시하고 이에 기반한 맞춤형 열 건강 행동 계획(tailored heat health action plan)을 수립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야샤레비치 대변인은 "일관된 메시지는 모든 개최 도시가 고정된 단일 규칙을 적용하기보다는 자신의 상황에 맞는 열 위험 평가를 실시하고 이에 따른 맞춤형 열 건강 행동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각 지역의 기후, 인프라, 의료 자원, 취약 인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전략 수립의 필요성을 반영한다.
미국은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이 WHO 자금 문제와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을 둘러싼 불만을 제기하며 WHO 탈퇴를 선언한 상태다. 그러나 야샤레비치에 따르면 미국, 캐나다, 멕시코는 2023년부터 WHO와 그 미주 지역 기구인 팬아메리칸보건기구(PAHO)가 조율하는 보건 안보 실무 그룹을 통해 월드컵 준비 작업을 진행해왔다. 미국의 WHO 탈퇴에도 불구하고 월드컵 개최에 필요한 보건 협력과 정보 공유는 지역 기구를 중심으로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가 국제 스포츠 행사의 개최 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과거에는 개최국의 경기장 시설이나 교통 인프라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극한 기후 조건에서 선수와 관중의 건강과 안전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가 주요 과제가 되었다는 의미다. 2026년과 2030년 월드컵이 성공적으로 개최되는 것은 단순한 축구 행사의 성공을 넘어 기후 변화 시대에 국제 행사를 안전하게 개최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