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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52만 섬나라 카보베르데, 아르헨티나와 연장전 접전…'월드컵 동화' 32강서 막내렸다

인구 52만 명의 카보베르데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역사상 첫 본선 진출 후 조별리그를 통과해 32강에 올랐으나, 아르헨티나와의 연장전 접전 끝에 2대3으로 패배했다. 국제 축구계는 약팀이 보여준 용감한 경기력을 극찬했다.

인구 52만 명의 아프리카 섬나라 카보베르데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펼친 '동화 같은 여정'이 32강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카보베르데는 3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가든스의 마이애미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32강전에서 연장전까지 이어진 접전 끝에 2대3으로 패배했다. 세계 최강의 팀 중 하나인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두 골을 넣고 경기를 연장전으로 끌고 간 카보베르데의 경기력은 대회 최고의 이변으로 평가받고 있다.

카보베르데는 포르투갈 식민지로 500년 이상을 지내다가 1975년 독립한 작은 섬나라다. 국제축구연맹(FIFA)에 1986년 가입한 뒤 2000년대 들어 월드컵 본선 진출을 꿈꿔왔으며, 이번이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경우다. 이 같은 성취만으로도 카보베르데는 아프리카 축구 역사에 획을 긋는 순간을 맞이했으며, 조별리그에서의 활약은 그 성과를 더욱 빛나게 했다. 지난달 16일 본선 첫 무대에서 카보베르데는 우승후보로 꼽히는 스페인과 0-0으로 비겼고, 2차전에서는 월드컵 우승 경험이 있는 우루과이와 2-2 무승부를 기록했으며, 3차전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0-0으로 비겨 H조 2위(승점 3)로 32강 진출이라는 기적을 이뤄냈다.

32강전은 카보베르데의 투지를 여실히 드러낸 경기였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전반 29분 첫 골을 터뜨렸으나, 카보베르데의 데로이 두아르트가 후반 14분 동점골을 기록하며 경기를 1대1 원점으로 돌렸다. 연장전으로 진행된 경기에서도 카보베르데는 아르헨티나에 먼저 한 골을 허용한 후 다시 2대2로 동점을 만들며 기사회생의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연장 후반전 6분 메시의 코너킥에서 나온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헤더가 카보베르데 수비수 디네이 보르지스의 몸을 맞고 자책골이 되면서 아르헨티나가 최종 3대2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카보베르데의 부비스타 감독은 패배의 아픔 속에서도 팀의 성장과 용기를 강조했다. 부비스타 감독은 "라커룸 분위기는 슬픔으로 가득 차 있지만, 이것도 성장의 과정이며 경험은 우리를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다른 어떤 팀도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두 골을 넣고 경기를 연장전으로 끌고 갈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선수들은 용감하게 해냈고, 우리는 결코 우리의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부비스타 감독은 이번 월드컵이 단순한 경기를 넘어 "우리의 정체성을 세계에 보여주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국제 축구계에서도 카보베르데의 경기력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리오넬 스칼로니 아르헨티나 감독은 경기 후 "상대 팀에게 찬사를 보낸다. 카보베르데는 정말 훌륭한 팀이라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스코틀랜드 국가대표 출신의 제임스 맥패든은 BBC 라디오에서 "카보베르데는 졌지만 이긴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들은 용기, 단결력, 화합, 그리고 자신들의 능력에 대한 흔들림 없는 믿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게리 네빌도 ITV 인터뷰에서 "약팀이 보여준 최고의 경기력 중 하나"라고 극찬했다.

카보베르데의 이번 월드컵 진출과 조별리그 이상 진출은 작은 섬나라 축구가 국제 무대에서 얼마나 큰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비록 32강에서 탈락했으나, 세계 최고 수준의 팀들과 맞서 명승부를 펼친 카보베르데의 여정은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전달했다. 이는 단순한 스포츠 경기를 넘어 작은 나라의 국가적 자부심과 꿈을 상징하는 순간으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