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 추진…중국에 특별 우대 제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 계획을 공식화하며 중국을 포함한 우호국에 특별 배려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과의 분쟁 이후 이란이 해협을 국가 안보 자산으로 재정의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중동 지역 국제 질서 재편의 신호로 해석된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해 통행료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국제 해운 질서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란의 라흐마니 파즐리 주중국 대사는 4일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평화포럼에서 "중국을 포함한 우호국들에게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결정 시 특별한 배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4개월간의 군사 작전으로 인한 피해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국가 안보의 중요 자산으로 재정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석유 및 액화천연가스 공급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란은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되자 사실상 이 해협을 폐쇄했으며, 6월 임시 평화 협정 체결 이후에야 해상 교통이 회복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7월 3일과 4일 사이에만 페르시만을 빠져나가려던 최소 8척의 선박이 오만 해안을 따라 항로를 이탈했을 정도로 해협의 완전한 정상화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파즐리 대사는 "오만과의 협력과 협조 속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새로운 배치가 이루어질 것"이라며 오만과의 공동 관리 체계를 시사했다.
이란이 제시한 통행료 부과 방안은 국제사회에서 큰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미국과 걸프 아랍 국가들은 이란과 오만이 해협 통행에 대해 어떤 형태의 요금도 부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일부 유럽 국가들은 최근 선박들이 이 해협을 통과할 때 일정 수준의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을 인정하기 시작했으며, 다만 국적에 따른 차별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파즐리 대사는 "통행료는 해협을 통한 안전한 항해를 보장하고 환경 피해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부과될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국제해양법을 위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입장은 이란과 미국 사이에서 미묘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이란의 거의 모든 석유 수출을 수입하는 최대 고객으로서 에너지 공급 안정성에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다. 중국 외교부 궈자쿤 대변인은 3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해운의 방해 없는 흐름을 촉구하며 "이는 모든 당사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중국은 이란 전쟁에서 중립적 입장을 유지하면서 주로 파키스탄을 통해 외교적 지원을 제공해왔다. 이번 특별 우대 제시는 중국의 에너지 안보 우선순위와 중동 지역에서의 미국 영향력 견제라는 이중 목표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호르무즈 해협의 미래 관리 방식은 현재 진행 중인 이란-미국 간 분쟁 영구 종료 협상의 핵심 쟁점 중 하나다. 통행료 부과 문제는 단순한 경제적 이슈를 넘어 중동 지역의 국제 질서 재편을 상징하는 사안이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와 군사 작전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보상받으려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반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진영과 걸프 국가들은 해협의 자유로운 항해를 유지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입장 차이는 향후 평화 협상 과정에서 주요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해운 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