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에서도 녹음한 지하철 안내방송 성우 강희선씨 별세
서울 지하철 안내방송 성우 강희선씨가 별세했다. 오세훈 시장은 강희선씨가 투병 중에도 지하철 안내방송 녹음을 계속했으며, 47회의 항암 치료를 견디면서도 마이크 앞을 지킨 숭고한 장인정신에 경의를 표했다.
서울 지하철 1호선부터 8호선까지의 안내방송 목소리로 알려진 성우 강희선씨가 별세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4일 페이스북을 통해 강희선씨의 서거를 애도하며 "서울시민들의 발걸음에 동행해 주셨던 강희선 성우님께서 우리 곁을 떠났다"고 전했다. 강희선씨는 수십 년간 서울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가장 친숙한 목소리로 기억되고 있으며, 그의 별세 소식은 서울시와 지하철 이용객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오 시장이 강조한 강희선씨의 가장 감동적인 부분은 투병 중에도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는 점이다. 오 시장은 "투병 중이신 병실에서조차 지하철 안내방송을 녹음하셨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한동안 먹먹한 마음에 숙연해질 수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는 강희선씨가 자신의 건강 상태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민들을 위한 책임감을 끝까지 잃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의 이러한 헌신적인 자세는 단순한 성우의 역할을 넘어 공공의식의 모범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강희선씨의 목소리가 서울시민들의 일상 속에서 얼마나 큰 부분을 차지했는지는 오 시장의 추도사에서도 드러난다. 오 시장은 "매일 아침저녁으로 우리가 들었던 그 목소리는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하루를 여는 활기찬 신호였고, 누군가에게는 지친 하루가 끝났다는 안도감이었다"며 "서울시민을 향한 고인의 깊은 애정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이는 강희선씨의 목소리가 단순한 기계적인 안내를 넘어 서울시민들의 감정과 일상을 함께하는 따뜻한 동반자였음을 의미한다. 많은 시민들이 매일 아침 출근길과 저녁 퇴근길에 들었던 그 목소리는 일상의 루틴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마음의 안정감을 주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강희선씨는 성우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배우로도 활동하며 여러 세대의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았다. 오 시장은 "따뜻한 '짱구 엄마'가 되어 우리 청년들과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셨던 분"이라고 표현하며, 강희선씨가 애니메이션 성우로서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추억 속에 자리 잡고 있었는지를 언급했다. 이는 강희선씨의 활동 범위가 지하철 안내방송에만 국한되지 않았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대중과 소통하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특히 '짱구 엄마'로 알려진 역할은 여러 세대의 어린이와 청년들이 성장하면서 함께한 친숙한 목소리였다.
오 시장은 강희선씨의 투병 과정에 대해 깊은 경의를 표했다. "47번의 고통스러운 항암 치료를 견디면서도 마이크 앞을 지키셨던 고인의 숭고한 장인정신 앞에 고개 숙여 경의를 표한다"는 오 시장의 말은 강희선씨가 얼마나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의 책임을 다했는지를 강조한다. 47회에 이르는 항암 치료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극도의 고통을 수반하는 과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희선씨가 마이크 앞으로 나갔다는 것은 서울시민들에 대한 헌신과 프로페셔널로서의 자부심이 얼마나 강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러한 모습은 단순한 직업인을 넘어 공공의 정신을 실천한 시민으로서의 가치를 드러낸다.
강희선씨의 별세로 서울 지하철 이용객들과 그의 목소리를 들으며 자란 세대들은 깊은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지하철을 타며 수십 년간 들어온 그 친숙한 목소리는 이제 추억 속에서만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강희선씨의 이러한 헌신과 장인정신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