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시모어산서 반공산주의 강조…정치 이념 공세 본격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건국 250주년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러시모어산에서 민주사회주의를 공산주의로 규정하며 반공산주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2024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념 공세를 통해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는 한편, 경제 성과를 강조하며 정부의 정당성을 입증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건국 250주년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6년 만에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산을 방문해 반공산주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3일(현지시간) 진행된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공화국'이자 '인류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국가'라며 국가의 우월성을 강조한 후, 곧바로 민주당 내 강성 진보진영인 민주사회주의를 공산주의로 규정하며 분열적 이념 공세에 나섰다. 이는 2024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려는 정치적 계산이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우리 미국의 정체성이 새롭게 공격받고 있다"며 "냉전을 치르고 승리한 지 1세대가 지났는데도 우리 땅에서 공산주의자의 위협이 부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기엔 우리 생활방식과 위대한 성공에 반대하는 사상을 받아들이는 이민자도 포함된다"고 언급하며 이민 정책까지 연결 지었다. 그는 "우리는 그들이 승리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이러한 발언은 최근 물가 상승과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와중에 나온 것으로, 이념 공세를 통해 기존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구체적인 정책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미국은 결코 공산주의 국가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연방 상원 필리버스터 폐지와 '세이브 아메리카 법안'으로 불리는 유권자 ID법 통과를 촉구했다. 이어 "우리가 그렇게 하면 우리는 100년 동안 선거에서 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공화당의 선거 전략과 이념 공세를 직결시킨 발언으로, 선거 승리를 위해 보수적 기조를 강화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해서도 "그들은 간절히 협상을 원한다"며 "우리는 250년 동안 친절해왔기 때문에 장례식을 치르라고 일주일의 휴가를 줬다"는 발언을 통해 외교적 우월성도 강조했다.
이번 러시모어산 방문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성과를 부각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에서 러시모어산으로 이동 중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주식시장 급등, 감세 정책, 무역적자 감소, 신규 투자 유치 등의 성과가 나왔다"며 "이것이 바로 승리다. 미국의 황금기가 시작되고 있다"고 기술했다. 이는 생활 물가 급등과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국민 신뢰도가 하락하는 현실 속에서 경제 성과를 강조함으로써 정부의 정당성을 입증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는 미 동부에 낮 기온이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기록적 폭염이 닥치면서 250주년 독립기념일 사전행사가 곳곳에서 취소되는 상황 속에서도 이 행사를 강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모어산 방문은 과거와의 연속성도 보여준다.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감염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같은 장소에서 독립기념일 행사를 강행했던 것이다. 당시는 재선을 노리던 선거 국면에서 지지층 결집을 위한 정치 행사라는 비판을 받았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모어산에 자신의 얼굴이 새겨지기를 원해왔다는 보도가 다수 나왔으나, 본인은 이를 부인해왔다. 그러나 백악관은 워싱턴포스트에 보낸 성명에서 "상징적인 러시모어산에 추가할 대통령 중에 미국의 45대 및 47대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보다 더 나은 인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친트럼프 성향의 애나 파울리나 루나 플로리다 하원의원이 트럼프 집권 2기 들어 러시모어산에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을 조각하자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국제통신사 AFP는 이날 방문에 대해 "스스로를 위대한 인물 중 하나로 여기고, 미국의 이 중요한 기념일을 매번 자신을 기리는 행사로 바꾸려 노력해온 대통령에게 어울리는 장면"이라고 꼬집으며 비판적 평가를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