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급락 속 금융주가 '안전자산'으로 부상…상반기 30% 이상 상승
코스피가 급락하는 와중에도 금융주가 상대적 강세를 보이며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 등이 30% 이상 상승한 가운데, 견고한 실적 전망과 확대되는 주주환원 정책이 투자심리를 부양하고 있다.

코스피가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매도로 급락하는 와중에도 금융주가 투자자들의 피난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반도체와 같은 주력 산업이 흔들릴 때 금융주는 견고한 실적과 주주환원 정책을 바탕으로 상대적 강세를 유지하며 포트폴리오 방어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증권가는 금융주가 변동성 높은 장세에서 가치 투자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일 코스피가 8% 가까이 하락한 급락장 속에서도 주요 금융주들은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냈다. KB금융은 4.1% 오른 16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신한지주(6.02%), 하나금융지주(3.78%), 우리금융지주(2.9%)도 모두 상승했다. 이는 시장 전체가 하락할 때 금융주만 독립적으로 강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방어 자산으로서의 위상을 확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신한지주의 6% 이상 상승률은 시장 급락 상황에서 금융주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강한지를 잘 드러낸다.
올해 상반기 금융주의 주가 상승세는 매우 인상적이다. KB금융은 연초 12만3300원에서 현재 16만5000원으로 약 33.8% 올랐으며, 신한지주도 33.4%, 하나금융지주는 29.3% 상승했다. 우리금융지주도 7.7% 올라 네 개 주요 금융주 모두가 양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의 상승률과 비교하면 금융주가 얼마나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금융주의 이러한 강세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근본적인 실적 개선과 밸류에이션 매력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금융주 강세의 핵심 배경은 견고한 실적 전망과 금리 환경의 개선이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3%대로 올라서면서 시장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은행 부문의 순이자마진(NIM)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1조80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신한지주(4.8%), 하나금융지주(4.2%), 우리금융지주(1.2%)도 모두 순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러한 실적 개선은 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사인 증권과 보험 부문의 회복세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체 금융지주의 이익 체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주환원 정책의 확대도 금융주 투자심리를 크게 부양하고 있다. 증권사 분석가들은 금융지주들의 비은행 부문 이익 기여도가 커지고 자본비율(CET1)이 개선되면서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M증권의 설용진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 논의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순이자마진 개선과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바탕으로 주가의 하방경직성을 받쳐줄 수 있다"며 "반도체와 투자 포인트가 겹치지 않아 주도주가 부재한 시점에서는 이익과 주주환원에 기반한 투자 대안으로서의 매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의 정준섭 연구원은 KB금융에 대해 "금융지주 주식 중 가장 편안한 선택"이라며 "하반기 8000억원 이상 자사주 매입·소각 발표를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의 박혜진 연구원은 신한지주에 대해 "향상된 이익체력 덕분에 총 환원액이 당초 전망한 수준보다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은행주는 적극적으로 매수해야 하는 구간"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지난 1분기 새롭게 제시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기준에 따라 하반기 자사주 매입 규모가 9000억원까지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금융주는 높은 배당성향과 자사주 매입을 통한 직접적인 주주환원으로 투자자들에게 확실한 수익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변동성 높은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