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뉴스나우
경제

에코프로비엠 1.2조 유상증자, 단기 주주가치 희석 우려 vs 중장기 실적 개선 기대

에코프로비엠이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투자와 헝가리 생산시설 확대를 위해 1조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단기적으로는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있지만, 2028년 이후 연간 영업이익 4250억원 규모의 추가 실적 효과가 기대되면서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에코프로비엠 1.2조 유상증자, 단기 주주가치 희석 우려 vs 중장기 실적 개선 기대
AI를 활용해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2차전지 핵심 소재 기업 에코프로비엠이 1조2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주주가치 희석 우려를 낳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실적 개선의 토대를 마련하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키움증권 등 증권사들은 이번 증자가 글로벌 배터리 소재 산업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적 투자라고 평가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달 30일 장 마감 후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했다. 신규 발행 주식은 990만990주로 전체 증자 비율은 10.1%에 달한다. 예정 발행가는 12만1200원으로 공시 기준 주가 대비 약 20% 할인율이 적용되었으며, 최종 발행가는 10월 중 확정될 예정이다. 신주는 11월 5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를 일반공모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기존 주주들도 신주 인수 기회를 갖게 된다.

조달 자금의 용도는 매우 구체적으로 배분되어 있다. 가장 큰 규모인 7650억원은 인도네시아의 BNSI 니켈 제련소 지분 확보를 위한 특수목적법인(SPV) 투자에 투입된다. 1500억원씩 두 항목에 배정되는데, 하나는 헝가리 법인 양산에 따른 운영 및 투자비이고 다른 하나는 국내 생산시설 개조와 차세대 소재 연구개발(R&D)에 사용된다. 나머지 1350억원은 원재료 매입 등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러한 자금 배분은 에코프로비엠이 추진하는 '업스트림 전략', 즉 원재료 확보부터 완제품까지의 전 과정을 내재화하려는 전략을 명확히 보여준다.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프로젝트는 에코프로비엠의 장기 경쟁력 강화의 핵심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에코프로와 함께 합산 39%의 지분을 확보해 BNSI 제련소 프로젝트에 대주주로 참여할 예정이다. BNSI는 국영 광산기업 PT발레인도네시아 등과 합작으로 추진 중인 프로젝트로, 연간 9만톤 규모의 니켈 MHP(중간 니켈 수산화물)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에코프로비엠은 연간 약 3만5100톤 규모의 니켈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 급증에 따라 니켈 같은 핵심 원재료의 안정적 공급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감안하면, 이 투자는 회사의 생존 전략에 해당한다.

제련소 실적이 2027년부터 연결 실적으로 편입될 경우, 2028년 이후 연간 매출 2조1000억원, 영업이익 4250억원 규모의 추가 실적 효과가 기대된다. 현재 에코프로비엠의 연간 영업이익 규모를 감안하면 이는 상당히 의미 있는 수치다. 동시에 에코프로비엠은 올해부터 헝가리 공장의 연산 5만4000톤 규모 생산라인 2개를 가동할 계획이며, 신규 고객사 확보 상황에 따라 추가 공장 증설도 검토 중이다. 이는 유럽의 현지 생산 요구 강화에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전략으로, 배터리 소재 산업의 지역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키움증권의 권준수 연구원은 "대규모 유상증자는 단기적으로 주주가치 희석 우려를 불러올 수 있다"면서도 "업스트림 투자 확대는 수익성 제고와 실적 가시성 제고를 위해 필수적인 투자"라고 평가했다. 특히 주요 고객사인 삼성SDI의 수주 매출 연결 시점과 제련소 연결 편입 효과를 감안하면 2028년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단기 주가 변동보다는 중장기 호흡으로 이 기업을 평가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글로벌 배터리 소재 산업이 급속도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원재료 확보와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구축은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되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