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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AI 투자 축소 우려에 코스피 8000선 붕괴, 반도체주 '검은 목요일'

메타의 AI 투자 축소 우려와 반도체 업황 악화 전망에 한국 증시가 '검은 목요일'을 맞았다. 코스피가 7648.09으로 8000선 아래로 내려갔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9%, 14% 이상 급락했으며 코스닥도 6.74% 하락했다.

메타 AI 투자 축소 우려에 코스피 8000선 붕괴, 반도체주 '검은 목요일'
AI를 활용해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한국 증시가 미국발 기술주 약세에 휩싸여 '검은 목요일'을 맞았다. 인공지능 과잉 투자에 대한 우려와 반도체 업황의 정점 통과 가능성이 시장을 덮치면서 코스피가 8000선을 내주고 후퇴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 대비 655.32포인트(7.89%) 내린 7648.09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1일 이후 15거래일 만에 8000선 아래로 내려온 것으로, 개장 초기 370.31포인트(4.46%) 하락한 7933.10으로 출발한 지수는 점차 하락폭을 키워나갔다. 오전 9시 7분에는 시장에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 효력정지인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날 하락의 핵심 원인은 미국의 메타가 인공지능 개발을 위해 구축한 막대한 규모의 연산 인프라 중 잉여 자원을 외부에 판매하기로 결정했다는 보도에서 비롯됐다. 이는 시장에 AI 투자 사이클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를 확산시켰고, 반도체 업황이 정점을 지나갈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까지 낳았다. 실제로 간밤 뉴욕 증시에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6.27% 급락했으며, 나스닥지수도 0.66% 하락했다.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9.06%, 14.57%의 급락률을 기록하며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키움증권 연구원은 "메타의 잉여 컴퓨팅 파워를 활용한 클라우드 사업 진출 소식이 이날 국내 증시 하락의 단초가 됐다"며 "반도체를 포함한 코스피 주가 변동성이 크다 보니 조금만 부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뉴스에도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연속 매도세가 지수 하락을 가속화했다. 외국인은 지난 19일 이후 이날까지 10거래일 연속으로 순매도를 기록하며 4조 3700억원을 팔아치웠다. 기관 투자자도 2조 700억원을 순매도하며 동반 매도에 나섰다. 개인 투자자가 6조 2600억원을 순매수하며 시장을 지탱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 과정에서 오후 한때 코스피는 7616.33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저가 매수세가 8000선을 잠시 회복시켰으나 재차 힘을 잃으면서 결국 8000선 이하에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도 동반 부진을 면하지 못했다. 코스닥지수는 62.63포인트(6.74%) 하락한 866.72에 거래를 마쳤으며, 낮 12시 47분에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개장부터 약세로 출발한 코스닥은 개장 초부터 강한 매도세에 밀려 하락을 이어갔다. 원·달러 환율도 급등했는데,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0.9원 오른 1555.8원에 마감해 2009년 3월 5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달러 강세 추세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한국 수출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 우려까지 더하고 있다.

한편 코스닥은 올해 30주년을 맞아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부실기업 퇴출을 강화하면서 시가총액 기준 미달로 상장 폐지되는 상장사가 약 50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거래소 공시제도팀장은 "이달부터 동전주와 시가총액 요건이 강화되는 데 따라 상장폐지가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코스닥 시장의 질적 개선을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의 약세장 속에서 이러한 상장폐지 기준 강화가 시장 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기술주 약세와 국내 반도체 업황 부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향후 시장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