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과잉공급 우려에 코스피 7.89% 급락, 반도체주 동반 하락
메타의 AI 인프라 판매 검토와 애플의 중국산 칩 조달 협상 보도로 AI 과잉공급 우려가 확산되면서 코스피가 7.89% 급락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주들이 10% 이상 하락하며 시장 약세를 주도했다.

한국 증시가 인공지능(AI) 산업의 과잉 설비 우려로 인해 큰 낙폭을 기록했다. 2일 코스피는 655.32포인트 하락한 7,648.09로 마감해 7.89% 내린 반면, 반도체 관련주들은 더욱 심각한 낙폭을 보였다. 이날 하락폭은 거래 중 7,616.33까지 내려갔으며, 급락으로 인해 한국거래소(KRX)는 오전 9시 7분경 코스피 200 선물지수가 1분 이상 5% 이상 하락하는 조건을 충족해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하고 프로그램 매매를 5분간 중단했다. 거래량은 4억 9,985만 주로 중간 수준을 기록했으며, 거래대금은 48조 8,600억 원(약 314억 4,000만 달러)에 달했다.
AI 산업의 과잉 설비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크게 악화시켰다. 미국의 거대 기술기업 메타 플랫폼스(Meta Platforms)가 자사의 AI 컴퓨팅 인프라 접근권 판매를 검토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해당 기업이 현재 필요한 수준보다 과도한 AI 컴퓨팅 용량을 구축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이는 AI 산업의 급속한 성장이 실제 수요와 괴리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고, 관련 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한 애플이 중국의 반도체 기업 두 곳으로부터 칩을 공급받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보도도 한국 반도체 업계에 대한 투자 심리를 악화시켰다. 이는 중국산 반도체 공급 확대로 인해 공급 병목 현상이 완화되고 칩 가격이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우려를 자극했다.
반도체 업계 최강자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시장의 지표주인 삼성전자는 9.06% 하락한 28만 6,000원으로 마감했고, 메모리 반도체 전문 기업 SK하이닉스는 14.57% 급락한 219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AI 투자 전문 기업 SK스퀘어는 13.2% 하락한 152만 원, 반도체 부품 제조사 삼성전기는 12.65% 내린 193만 원으로 각각 문을 닫았다. 대신증권의 이경민 애널리스트는 "메타가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 진출을 검토한다는 보도로 반도체주가 압박받았으며, 애플이 중국 반도체 기업으로부터 칩을 조달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공급 병목 완화와 칩 가격 약세 우려를 높였다"고 분석했다.
AI 인프라 확대에 대한 기대감 약화로 전력기기 관련주도 동반 하락했다. LS일렉트릭은 10.25% 내린 23만 6,500원, HD현대일렉트릭은 4.25% 하락한 96만 9,000원으로 각각 마감했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가 축소되면서 이와 관련된 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증시도 약세를 보였다. S&P 500지수는 0.2% 하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지수는 1.5% 내렸다. 반도체 주가의 주요 지표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6.3% 급락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의 동반 매도가 시장 약세를 심화시켰다. 외국인은 순매도 4조 3,700억 원, 기관투자자는 순매도 2조 700억 원을 기록한 반면, 개인투자자는 순매수 6조 2,600억 원으로 나타났다. 낙폭장과 상승장의 비율은 614대 279로 낙폭장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한편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늦출 수 있다는 기대감도 부분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케빈 워시는 최근 인플레이션 기대심과 인플레이션 위험이 완화됐다고 언급해 금리 인상 지연에 대한 희망을 불태웠으나, 이것이 현재의 약세 장세를 상쇄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환율도 약세를 보여 달러당 1,555.8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0.9원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