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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외유성 연수' 부활…혈세 8천만 원 다시 편성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여야 정당 당직자를 대상으로 운영해온 해외 연수 사업이 2년 만에 부활했다. 민주당 의원의 요구로 국회 예산 심의 단계에서 8천만 원이 새로 편성되었으나, 출장의 30%가 관광성이고 보고서가 인터넷 자료 베껴쓰기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매년 2억 원 규모의 예산을 들여 진행해온 해외 연수 사업이 예산 삭감으로 중단된 지 2년 만에 부활했다. 정부의 긴축 정책으로 2024년과 2025년 중단되었던 이 사업이 국회 예산 심의 단계에서 민주당 의원의 요구로 8천만 원의 예산이 새로 편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선관위의 부실 운영과 예산 낭비 문제를 지적해온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이 입수한 자료를 통해 처음 공개되었다.

선관위가 운영해온 '외국 정당·정치제도 연수'는 의석 수에 비례해 선정된 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여야 정당의 당직자 1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어 왔다. 참여자들은 뉴질랜드와 호주,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유럽과 오세아니아 국가들을 8박 9일에서 9박 10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2022년에는 두 차례 출장에 1억 8300만여 원, 2023년에는 두 차례 출장에 1억 5800만여 원이 집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각 출장마다 정당 당직자 8~13명과 함께 선관위 직원 3~4명이 동행했는데, 이는 출장 인원의 약 30%를 선관위 직원이 차지했다는 의미다.

이 사업이 중단되게 된 계기는 선관위의 자녀 특혜 채용 논란이었다. 2023년 감사원의 감사를 받게 된 이후 기획재정부는 해당 예산을 전액 삭감했고, 2024년과 2025년 동안 연수 사업은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선관위가 연수 재개를 요청하면서 2026년도 예산으로 1억 7800만 원을 신청했다. 처음에는 반영되지 않았으나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의 예산 책정 요구가 제출되면서 결국 8천만 원이 새로 편성되었다. 이는 당초 신청액의 약 45% 수준이지만, 예산 삭감 후 부활한 것 자체가 논란이 되고 있다.

천하람 의원은 이 사업의 실질적 가치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출장 인원의 무려 30%에 달하는 인원을 선관위 직원들로 채워 함께 유람을 다녀왔다"며 선관위 직원의 과도한 동반 문제를 지적했다. 더 심각한 것은 연수 보고서의 질적 수준이다. 천 의원에 따르면 보고서의 대부분이 방문한 나라의 기초적인 지리와 문화 등 인터넷 백과사전의 내용을 그대로 베껴 쓴 '지역 개관 자료'로 도배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실질적인 정치제도 연수라기보다는 관광성 출장이었음을 시사한다.

천 의원은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그는 "당장 집행을 중단하고 전액 반납하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는 단순한 예산 낭비를 넘어 공적 자금의 부정 사용 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선관위는 정치 중립성을 지켜야 할 공공기관인 만큼, 특정 정당의 요구에 의해 부실한 사업이 부활하는 것 자체가 투명성과 책임성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정부 기관의 예산 집행 과정에서 정당의 영향력이 어떻게 작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