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급락에 흔들리는 반도체주…삼성전자 2분기 실적이 분기점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주가가 10% 급락하면서 국내 반도체주가 동반 하락했다. 다만 증권가는 AI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로 메모리 업황의 구조적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며, 다음주 삼성전자 2분기 실적 발표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뉴욕증시에서 10% 이상 급락하면서 국내 반도체 시장에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은 전날 종가 대비 10.57% 하락하며 마감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사상 최고 수준까지 오른 데 따른 차익실현 매물과 반도체 수요 고점 우려가 주가 하락을 초래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해외 악재는 즉각 국내 반도체 대형주에 영향을 미쳤다. 2일 오전 11시 50분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5~6% 수준 하락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업황의 고점 도달 가능성이 시장 심리를 압박하고 있다. 국내 수출 통계에서도 이 같은 우려의 신호가 감지된다. 지난 6월 한국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70.9% 증가한 1022억5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 월간 수출 1000억달러를 돌파했으나, D램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출단가가 전월 대비 소폭 하락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대신증권은 이를 반도체 가격 고점 우려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분석했다. 다만 증권가는 이번 조정을 업황 둔화의 명확한 신호로 해석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업용 SSD 수요가 여전히 견조한 상황이라는 판단이다.
시장의 관심은 다음주 발표될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실적으로 쏠려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85조11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20.3%의 급증이 예상된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72조1108억원으로 130.8% 증가하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상반기 성과급 충당금이 일회성으로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소폭 밑돌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되고 있다. 이를 제외한 정상 영업이익은 100조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는 메모리 업황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여전히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SK하이닉스도 호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증권가의 낙관적 전망이 계속되고 있다.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3조63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0.7%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액은 83조1688억원으로 274.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은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320만원에서 41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또한 10일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통한 해외 투자자 저변 확대도 기업가치 재평가의 긍정적 요인으로 제시했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신한투자증권이 목표주가를 기존 55만원에서 58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메모리 가격 상승과 HBM 경쟁력 강화를 반영했다.
증권가는 장기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구조적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교보증권 최보영 연구원은 목표가를 기존 33만원에서 50만원으로 올리며 "에이전틱 AI 확산으로 메모리 수요가 전방위로 확대되면서 구조적인 공급 부족이 2028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엔비디아향 HBM4 첫 납품으로 HBM 추격을 본격화하며, 비메모리 적자 축소로 종합 반도체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이크론의 주가 급락이 단기적 시장 변동성을 야기했지만, AI 반도체 생태계의 구조적 성장세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중장기 성과를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