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월드컵 16강 탈락 후 축구협회 비리 수사…유로2024 뇌물 의혹
독일 수사당국이 월드컵 16강 탈락 직후 독일축구협회의 유로2024 뇌물 의혹을 수사 중이다. 150명의 수사관이 전국 6개 도시의 행정기관과 DFB 본부를 압수수색하며, 협회와 UEFA가 개최도시 공무원들에게 경기 관람권과 숙박권을 부당 제공한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독일이 2024 파라과이 월드컵에서 예상 외의 16강 탈락이라는 충격에서 채 이틀도 지나지 않아 또 다른 위기에 직면했다. 독일 수사당국이 독일축구협회(DFB)를 향한 대규모 비리 수사를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이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범죄수사국과 보훔 검찰청은 수사관 150명을 투입해 프랑크푸르트의 DFB 본부와 유로2024 개최도시들의 행정기관에 동시에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는 독일 축구계의 내부 적폐를 파헤치려는 수사당국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조치다.
수사의 핵심은 202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4) 개최 과정에서 발생한 뇌물 의혹이다. 독일축구협회와 유럽축구연맹(UEFA)이 합작해 설립한 대회운영사 '유로2024 GmbH(유한회사)'가 개최도시의 공무원들에게 국가대표팀 경기 관람 초청장, 티켓 수천 장, 호텔 숙박권 등을 부당하게 제공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개최도시에서 근무하던 공무원들이 주최 측 관계자로부터 받은 것으로 보이는 국가대표 경기 관람 초청 등 부당한 이익이 수사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축구 행사를 넘어 공적 자금이 관여된 공무원 뇌물 수수 혐의로 확대될 수 있는 상황이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베를린, 뮌헨, 함부르크, 슈투트가르트, 도르트문트, 뒤셀도르프 등 유로2024 경기가 개최된 주요 도시들의 행정당국 사무실이 대부분 포함됐다. 이는 비리 의혹이 단일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 규모로 광범위하게 퍼져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수사당국의 이러한 대규모 동시 압수수색은 독일 축구협회의 투명성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반영하는 것이다. 축구라는 국민 스포츠를 관장하는 기관의 부정부패 의혹은 독일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독일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조기 탈락 자체도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파라과이와의 32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한 독일은 3회 연속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과 일부 선수들은 별도의 환영 행사 없이 조용히 귀국했으며, 이는 독일 축구계의 침체 분위기를 여실히 드러냈다. 나겔스만 감독은 202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까지 계약돼 있지만, 축구계 인사들이 조기 경질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그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전직 국가대표 마츠 후멜스를 비롯한 축구 원로들과 2024년 한국 대표팀 감독에서 경질된 위르겐 클린스만까지 감독 교체와 협회 개혁을 촉구하고 있다.
독일 축구는 이제 스포츠 성적 부진과 조직 비리라는 이중 위기에 처했다. 월드컵 탈락이라는 경기 성적의 실패에 이어 축구협회의 비리 의혹 수사까지 겹치면서 독일 축구 전체의 신뢰도가 급락하고 있다. 클린스만의 "위부터 아래까지 전부 다시 검토하고 논의해야 한다"는 발언은 현재의 위기가 단순한 감독 교체로는 해결될 수 없다는 인식을 반영한다. 수사 결과에 따라 독일축구협회의 지도부 인선 변경과 조직 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축구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향후 유럽 축구의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