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 AI 반도체 패키징 시장 진출…대만 ASE에 신규 장비 공급
한미반도체가 AI 반도체 패키징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30일 신규 장비 '2.5D 열압착 본더 40'을 출시하고 대만 ASE에 공급하기로 했으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 현지 법인까지 설립할 계획이다.

한미반도체가 인공지능(AI) 시스템반도체 패키징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축적한 초정밀 접합 기술을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글로벌 반도체 후공정 시장의 급성장 기회를 포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반도체는 30일 AI 반도체용 첨단 패키징 장비인 '2.5D 열압착(TC) 본더 40'을 출시하고 세계 최대 후공정(OSAT) 기업인 대만 ASE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2.5D 패키징 기술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적층한 HBM과 그래픽처리장치(GPU), AI 가속기 같은 시스템반도체를 하나의 기판 위에 정밀하게 연결하는 첨단 공정이다. AI 반도체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으며, 특히 AI 칩의 대역폭 병목 현상을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현재 시장에서는 대만의 TSMC가 자체 개발한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 기술로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의 AI 반도체를 독점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생성형 AI 확산에 따른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TSMC의 생산 능력만으로는 시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ASE 같은 후공정 전문 업체들이 일부 물량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한미반도체는 HBM 패키징 장비 분야에서 쌓은 기술 역량을 시스템반도체 패키징으로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FC 본더 75'를 출시한 데 이어 26일에는 'FC 본더 3.5'를 선보였고, 이번에 2.5D TC 본더 40까지 공개하면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신규 장비는 CoWoS 공정에 특화된 제품으로 3×3밀리미터의 초소형 칩부터 40×40밀리미터의 초대형 칩까지 폭넓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다양한 크기의 AI 반도체를 생산하려는 고객사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의미로, 시장 경쟁력 확보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는 것이다.
시스템반도체 패키징 시장은 HBM 시장과 달리 상대적으로 단순한 적층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따른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욜그룹의 예측에 따르면 2.5D와 3D 등 첨단 패키징 시장은 2024년 460억달러에서 2030년 794억달러로 연평균 9.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향후 6년간 시장 규모가 약 73% 확대될 것을 의미하며, 기존 업체들의 수요 대응 능력 부족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시스템반도체 패키징 시장은 성장 속도가 빠른 데다 기존 업체들도 수요를 모두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며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기에 적기"라고 강조했다.
한미반도체는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AI 빅테크 기업들과 파운드리, 후공정 전문 업체, 메모리 제조사가 밀집한 미국 시장을 전략적 거점으로 삼고 있다. 회사는 올해 말 미국 현지 법인 '한미USA'를 설립하여 반도체 설계 단계부터 고객사와의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장비 판매를 넘어 고객사의 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고 고객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이다.
한미반도체는 HBM 분야에서 확보한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시스템반도체 패키징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HBM용 TC 본더로 세계 시장을 주도해온 초정밀 접합 기술을 AI 시스템반도체 패키징에 적용함으로써 차별화된 제품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HBM용 TC 본더로 세계 시장을 선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AI 시스템반도체 패키징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AI 반도체 시장의 급성장과 기존 업체들의 생산 능력 부족이 한미반도체 같은 신규 진입 기업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향후 글로벌 패키징 장비 시장의 판도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