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고향 여자축구단 우승, 노동신문은 한국 응원과 기자회견 논란 외면
북한의 내고향여자축구단이 AFC 여자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우승했으나, 북한 언론은 경기 개최지가 수원이라는 점과 남한의 공동응원, 기자회견 논란 등을 보도하지 않았다. 준결승전 보도와의 대비를 통해 북한의 선택적 보도 전략이 드러났다.
북한의 내고향여자축구단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우승한 소식이 북한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으나, 경기가 한국에서 열렸다는 점과 남한의 공동응원 사실, 그리고 우승 후 벌어진 기자회견 논란 등 민감한 부분들은 의도적으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4일 "우리나라의 내고향팀이 2025-2026년 아시아축구연맹 여자선수권보유자 연맹전에서 1위를 하고 영예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고 보도하면서 경기 결과 자체에만 집중했다.
실제 경기는 전날인 23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일본의 도쿄 베르디 벨레자를 상대로 1대0으로 승리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조선중앙통신의 보도에는 경기 개최지가 수원이었다는 사실이 명시되지 않았으며, 남한이 공동응원단을 구성하여 북한 팀을 응원했다는 내용도 담기지 않았다. 이는 남북 간의 스포츠 교류와 협력의 의미를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경기 내용 자체, 특히 44분께 김경영 선수의 득점 장면과 선수들의 메달 수여, 최우수 선수상 수상 등의 구체적인 경기 결과에만 초점을 맞추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우승 후 열린 리유일 감독과 김경영 선수의 기자회견 내용이 북한 언론에 전혀 실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기자회견에서는 한국 기자가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자 리 감독이 "국호를 제대로 부르라"며 불쾌감을 드러낸 후 기자회견장을 떠나는 일이 발생했다. 이는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벌어진 외교적 마찰이자 남북 간의 긴장 관계를 반영하는 사건이었지만, 북한 언론은 이를 보도하지 않음으로써 국내 여론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차단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준결승전 보도에서는 한국을 명시적으로 언급했다. 지난 20일 수원FC위민과의 준결승전에서 북한 팀이 2대1로 승리한 경기를 보도하면서 "한국의 수원팀"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통신은 또한 지난 3월 29일과 5월 20일에 진행된 준준결승과 준결승에서 "베트남의 호지명시팀, 한국의 수원팀을 각각 3대0, 2대1로 누르고 결승경기에 진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우승이 확정되기 전에는 한국과의 경기 결과를 자랑스럽게 전달했으나, 우승 후에는 한국 관련 내용을 축소하는 선택적 보도의 양상을 보여준다.
북한의 인민 대중이 읽는 노동신문에는 우승 소식이 3면에 보도되었으며, 경기 내용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루었다. 신문에는 인공기를 펼치고 활짝 웃는 감독과 선수들의 사진, 메달을 차고 우승컵을 든 선수들의 모습,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들의 모습 등 총 6장의 사진이 함께 실렸다. 조선중앙통신은 우승의 의미를 "당 제9차대회 결정을 높이 받들고 위대한 우리 국가의 전면적 융성기를 줄기차게 열어나가는 온 나라 인민들에게 승리의 신념과 커다란 고무적 힘을 안겨주고 있다"고 표현하며 정치적 의미를 부여했다.
이러한 보도 방식은 북한이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의 성과를 국내 정치 선전에 활용하면서도, 남한과의 직접적인 교류나 마찰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를 반영한다. 경기 개최지 명시 생략, 한국의 응원 사실 미보도, 기자회견 논란 제외 등은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되는 정보를 선별하고 통제하는 북한 언론의 특성을 드러낸다. 동시에 준결승전에서는 한국을 명시하며 한국 팀을 꺾은 성과를 강조한 것은 남북 스포츠 경쟁에서의 우위를 부각하되, 최종 우승 후에는 국제 무대에서의 성공에 초점을 맞추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